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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화 우월주의자로서, 그리고 아직 아시아에 만연해있는, 시장에서 아주머니들이 파는 채소나 정육점에서 방금 썰어나온 시뻘건 고기를 사와서 집에서 조리해서 먹는 것이 익숙해져 있고, 생활화되어있는 나에게 서양식의 문제점을 과장 표현한 이 책은 의미가 없었다. 언제나 외국인, 특히 서양인이 저술한 책을 읽을 때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 대표적으로 실패한 경우가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의 경우였다. 둘 다 나름대로 읽는 보람이 있는 베스트셀러에 속하는 책들이었지만, 나는 읽고 나서 실망하고 책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한 가지다. 머리 속으로는 들어오지만, 가슴속으로 들어오질 않았다. 공감을 느낄 수 없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물론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은 뼈저리게 공감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수입 고기를 얼마나 많이 먹는지, 그리고 O157 균의 위험성이 발표난 후 한 달 후에나 검역을 강화한 우리 나라 보건부나 관련 기관 담당자들은 혼나야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싼 물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나라 식품업자들이 값싼 외제 식료품 재료들을 끊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동양식 사고방식으로 대처하자면 기본을 잘 지키면, 문제없는 경우 에 한한다. 기본 이라는 것이 꽤 어렵긴 하지만, 우리들끼리도 이런 말을 하지 않는가 식당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보면 거기서 음식 사먹지를 못한다 라고. 물론 그렇다고 실제로 아예 안 사먹으려고 하는 사람은 나를 비롯해서 얼마 없을 것이다. 담배피던 손으로 밀가루를 반죽하거나, 바퀴벌레 시체가 떠있는 기름위에 고기를 튀기거나, 녹슬은 프라이팬이나 조리기구를 그대로 쓰는 이른바 불량식품 제공업자들. 정말 웃기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은 이런 말도 안돼는, 서양인들보다도 더 지저분하고 더러운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정작 인공적인 가공이나 고도의 화학적인 물질을 접하는 기회가 더 적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문제는 아예 기사화 되질 않는 건지, 정작 일반인들은 이런 위험에 위협받지도, 위기감을 느끼지도 않고 잘 살아간다는 것이다. 사실 바퀴벌레든 쇳가루든 담뱃재든간에 잘 살균해서 먹으면 더럽기는 해도 환경호르몬이나 O157같은 치명적인 살인 음식은 되질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 한국인들은 마늘과 양파 오이 등 싱싱한 야채 음식들을 김치나 그 밖에 반찬을 통해 안 먹을래야 안 먹을 수 없이 살고 있다. 서양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식생활이다. 그리고 그런 채식은 이 책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물론 조금 지나치게 해석한 감도 있지만, 느끼한 음식이라 햄버거와 소세지를 싫어하고, 피자와 콜라에 체한 적이 있어서 그런 음식도 비교적 멀리하게 된 나에게 이런 서양식 식생활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멀리 느껴졌다. 비록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신토불이라고 우리가 지키는 우리의 땅에서 우리의 농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건전하게 길러낸 농작물과 가축들을 내 손으로 직접 깨끗하게 조리해서 먹고 사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이 책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아서 평가를 낮게 했다. 물론 그 기본을 아주 무시하고 계속해서 우리의 땅과 환경을 오염시켜나가는 현대 화학 사회의 시점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주 암울하겠지만 말이다. [인상깊은구절]미국식 식사습관이 대세인 것 같다. : 간편함을 추구하는 성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손수 하는 요리는 사라지고 있다. 영국의 기업자문협회가 코카콜라와 유럽의 여러 슈퍼마켓 체인의 의뢰로 1999년 조사 발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손수 양념을 준비하여 요리를 하던 전통주의자 들이 점점 더 인스턴트 식품을 선택하는 소위 해방된 주부 로 변하고 있다. 이는 가공 식품업자들에게는 희소식으로, 유럽 전체의 가공식품 매출은 160억 파운드로 증가할 것이다.
단순히 우리가 먹고 있는 것에 대해 이러이러하여 위험하다고 얘기만하는 책은 아니다. 너무하다 싶을 만큼 충격적인 얘기들을 하고 있는 일종의 폭로성 글이라고나 할까. 정말 이렇게 위험한 상황일까, 혹시 센세이셔날리즘에 물든 과장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쩌면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일 수도 있다.

[2001년도 세계 식품 오염 기록]

1. 풍요 속의 공포 : 새로운 질환으로 고통받는 세계

어린 소녀의 급작스런 죽음 / 설사병, 대장염, 광우병
음식 경보 시스템이 필요한 시대 / 방부제, 잔류 농약, 유전자 변형 식품, 항생제

2. 장 속의 위험 경보 : 보이지 않는 위험

할인매장이 훈제 생선을 갑자기 수거한 사건 / 보툴리누스 식중독의 새로운 위험
식품첨가제의 심각성 / 부자들의 식탁도 안전하지 않다
오염된 음식, 오염된 마음 / 진공포장, 통조림은 안전한가
전 세계적인 수입 식품 오염 / 비행기 기내식의 리콜 사태
쓰레기 식품 / 문명사회의 질병은 음식에서 비롯된다

3. 패스트푸드 : 단체급식의 위험성

살모넬라 식중독 / 세계보건기구의 경고 : 외식이 병을 부른다
편리함의 대가 / 단체급식의 최대 희생자들

4. 비만이라는 이름의 전염병 : 음식이 뚱보를 만든다

야자수가 사라진 섬의 뚱보들 / 다이어트 전쟁 / 비만은 전 세계적 역병(疫病)이다
수입식품이 비만을 부른다 / 비만의 무서운 합병증 : 실명, 다리 절단, 당뇨 / 세계의 콜라 식민지화 현상 / 가공식품은 다이어트의 적(敵)

5. 밀려오는 새로운 박테리아 : 대장균 O157

일본의 대장균 O157 파동 / 광우병보다 더 위험한 EHEC 박테리아
육식 문화의 덫 / 모든 것이 오염원이다 / 식품 오염의 세계화 / 미국의 햄버거 질병
가축의 대량 사육이 낳은 공포

6. 가축 사료의 위험 : 뼈 속에 축적된 다이옥신

다이옥신 경보 / 먹는 음식 어디에나 다이옥신이 있다 / 다이옥신의 재앙을 아는가
가축 사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 세계적 규모의 다이옥신 커넥션
/ 생산성 제일주의와 항생제의 남용
쇠똥도 썩지 않는다 / 돼지는 뼛속까지 오염되었다
마지막 항생제를 비웃는 세균들 / 죽음에 이르는 항생제 사료

7. 유전자 조작 : 새로운 위험은 누구의 책임인가

11세 소년의 골다공증 / 콜라가 가져오는 무서운 재난 / 탄산음료, 첨가제 구연산의 실태
/ 가공식품의 향신료
식품기업은 이윤만 있고 책임은 없는가 /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유해성 논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유전자 / 너무 늦지 않게…
유전자 조작 식품의 역설 / 피티아 위험형과 판도라 위험형

8. 젖소 어윈 : 식품 속의 호르몬

식품 속의 호르몬 물질, 그 부작용 / 여성의 유방 비대증, 남성의 성기 왜소증
식품속 화학물질과 기형 생태계 / 인간의 호르몬이 지배되고 있다
/ 우리는 매일 비스페놀 에이를 먹는다
안전한 허용량은 없다 / 호르몬 마피아, 정육 마피아 / 식품의 안전성 판정을 믿을 수 있는가

9.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 : 병주고 약주는 기업 전략

건강식품은 가공식품만큼 위험하다 / 방부제는 좋은 것이야!
식품안전이 먼저인가, 기업이윤이 먼저인가 / 식품법의 비밀 / 병주고 약주는 기능성 건강식품들

10. 기만과 사기 : 식품광고와 진실

식품광고, 세계 최대의 광고시장 / 소비자는 임상 실험의 피해자
비타민 첨가제가 비타민 결핍을 낳는다 / 문명식 대 자연식 / 과학자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정부, 기업, 연구기관 간의 유착관계 / 소비자 보호기준이 너무 낮다

11. 부드러운 손 : 상생의 길

잔류농약 식품 98%, 바이오 식품 2% / 자연 친화적 유기 농업으로의 복귀
식량의 세계화 대 국가 경쟁력 /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세상이 그립다

[부록]

유해식품의 위협에서 건강을 지키는 19가지 방법
고기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
식중독, 이렇게 예방하자
한국 수입식품의 현주소
수입 포장식품 안전하게 감별하는 요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