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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계획중인 필자가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없나 뒤져보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아니 그런데 기대했던 자전거 여행은 아니고 포크가수 1세대로 알려진 --타박네의 채보자인-- 양병집의 자전 에세이였다. 하이고야 아침이슬의 김민기, 행복의 나라로를 부른 한대수와 함께 3대 저항가수로 불리는 사람이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1980년대 후반에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을 간 것만 알고 있다. 그런데 구글링을 해보니 2000년 초반에 영구귀국하였다고 한다. 요즘은 뭐 하시나 했더니만 이런 책을 집필하고 있었군. ㅎㅎ 타박네라고 하면 양병집의 곡도 좋고 서유석이 부른 것도 괜찮다. 조금 오래된 과거의 추억이 생각난다면 그의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아뭏든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을 저항가수가 아닌 60년간 헤매고 다닌 반항가수’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그는 포크음악계의 대부였다. 80년대에 라이브카페를 오픈해서 아마추어 뮤지션에게 무대를 제공했으며, 여러 가수들을 발굴해 내게 된다. 바로 김현식(내사랑 내곁에)과 전인권(들국화의 행진), 최성원(역시 들국화의 멤버), 이주호(해바라기), 유익종(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조동익(어떤날) 등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거 아시는가? 저자는 가수를 하기 이전에 증권회사 직원이었다. 가만있어보자. 90년대 한때 입영열차 안에서 라는 히트곡을 부른 가수 김민우가 있는데, 이 양반이 지금은 수입차 딜러로써 아주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가수와 세일즈맨이라 극과 극을 달리다 못해, 아무런 연관점을 찾을 수 없는 직업 아닌가? ㅎㅎ.
양병집은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한국의 3대 저항가수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첫 앨범〈넋두리〉가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후, 그는 라이브 카페를 열어 음악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대의 격변 탓인지 계속되는 영업난으로 카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그는 호주로 떠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원래 밥 딜런의 곡으로서, 양병집이 「역(逆)」이라는 제목으로 불렀던 번안곡이다. 변화무쌍했던 시대를 온몸으로 체험했던 음악인 양병집의 인생을 대변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포크가수 양병집의 음악 인생을 노래함과 동시에 혼란스러웠던 우리 시대의 모습도 함께 보여 준다. 양병집은 스스로가 성공한 음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했지만 대중으로부터 잊혀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으로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는 포크가수로서의 겸허한 인생과 당대의 음악적 배경이 고스란히 담고 있어, 아련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프롤로그_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1부 잃어버린 전설
황색 나무 수레
틴에이저 스토리
자립사
운명의 T.S.S.
음악 감상실 내쉬빌
이제 솔로가 됐으니 밥 딜런의 노래를 해보는 게 어때?
양준집이 양병집이 된 사연
서유석 선배와 「타박네」
카페 OX와 이연실 그리고
「서울하늘」과 1집 앨범〈넋두리〉
르 실랑스, 임용환과 김민기
비 오는 덕수궁 뒷길을 맨발로 걸은 사건
김 감독과〈극락조〉
방송 금지와 대마초 사건
도두리 청년 정태춘
태평증권과 태평성대
청개구리와 동서남북
MUSIC MONO, 해바라기의 이주호와 유익종
MUSIC MONO, 들국화의 전인권과 허성욱
열한 번의 사랑과 한 번의 결혼
들국화 최성원과 제비꽃 조동진
우리의 김 씨
서울이여 안녕

2부 굿모닝 시드니
굿모닝 시드니
취업과 여행자 수표
조영남 콘서트
로드 영 자동차
골드러쉬
고려정 포장마차
부모님이 오시다는데
밀물과 썰물 그리고 자수성가
16년 차이
청소를 해보니
〈양병집 1993〉
내 아버지 양제을
1995년 피터 시한과 투탕카만
시드니 사람들
거리의 악사
소주나라 집 딸들

3부 식스티 이어즈 온
춘추닷컴 시대
오! 전유성
내 어머니 김경패
내가 저항가수라니?
소녀 가수 손지연
금지 앨범 〈넋두리〉 재발매와 어문저작권
식스티 이어즈 온(Sixty Years On)
작은딸의 결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