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긋플레이어

tgreggd 2024. 2. 9. 01:03


그것을 이 책이 알려주었다. 경기가 끝난 그 자리에 남아있는 그들의 흔적. 스포츠를 볼 때, 때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선수를 욕하기도 한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는 냉정하게 평가된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경기가 끝난 후 조용한 경기장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치열한 싸움이 있었던 자리에서 그들의 땀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숙연해졌다. 누가 그 땀을보고 욕할 수 있을까. 저자는 꽤 오랜시간 자기의 시선으로 선수들의 흔적을 바라봐왔다. 더 잘하는 선수의 등장으로 잊혀지는 선수들을 저자는 기억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주었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도 좋다. 그냥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누군가를 평가하기보다 응원을 보내고 있을테니.
‘스포츠 선수’라는 존재를 깊숙이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해줄 보기 드문 형식의 선수평시(選手評詩)
냉정한 스포츠를 따뜻하게 보는 법을 알려줄 안경
선수들의 희로애락을 공감케 만들어 주는 책

긋 플레이어 는 ‘느리게 흘러가는 읽기’가 알맞은 책이다. 이 책은 목차를 열고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그 플레이어를 찾아 가만히 읊조리는 즐거움이 있는 자유로운 읽기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좋은 결과가 아니라면, 그들이 지나간 그 순간의 흔적들의 작은 기억조차 남겨질 일이 희박한 플레이어들의 순간동작들을 포착해두고서 마치 정지화면이나 슬로우비디오처럼 풀어서 재생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느린 독서’에 어울린다. 독자들은 저자가 그어준 이 밑줄의 선율을 따라 그 플레이어를 만나는 순간, 사라진 것 같았던 추억과 기억의 방으로 소환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는 ‘기억의 독서’에 초대받는다.


1. 고마운 선수들

일본에서의 8년이 고마운 선수, 이승엽
돌아와줘서 고마운 선수, 현주엽
따뜻함을 남겨줘서 고마운 선수, 장미란
생명의 위협을 견뎌내서 고마운 선수, 안정환
한국에서의 7년을 잘 인내해 고마운 선수, 류현진
괜찮은 감독으로 돌아와 고마운 선수, 김세진
프로의 참맛을 지켜줘서 고마운 감독, 김경문

2. 미안한 선수들

한때 너무 당연히 여겨서 미안한 선수, 양준혁
그간 박한 점수를 줘서 미안한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급격한 추락이 왠지 미안했던 감독, 홍명보
더 이상 미안하고 싶지 않은 선수, 김연아
때론, 그를 그로서 보지 못해 미안한 선수, 차두리
조던보다 덜 사랑해서 미안한 선수, 스카티 피펜
늘 비슷했다고 여겨서 미안한 선수, 후인정
4년마다 떠올려서 미안한 선수, 양학선

3. 미워했던 선수들

승부에 집착하는 것 같아 미워했던 감독, 김성근
짜증 부리는 모습이 참 미웠던 선수, 서장훈
과하게 우승해서 미웠던 감독, 신치용
잦은 구설수로 미웠던 선수, 이천수

4. 슬픈 선수들

그저 슬픈 선수, 강동희
슬픈 야구 장인(匠人), 박찬호
은퇴가 못내 슬펐던 선수, 이왕표
가장 화려한 슬픔을 간직한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5. 신비로운 선수들

신비의 영역에 놓인 놀라운 용기, 이세돌 9단
신비로운 투구 폼을 남긴 선수, 구대성
터키 땅에 신비로운 빛을 새긴 선수, 김연경
신비로운 자유투, 샤킬 오닐
신비로웠던 그의 활동 범위, 유상철
신비로운 궤적의 소유자, 정대현
신비로운 움직임을 그리는 선수, 스테판 커리
신비롭게 길을 내다, 김자인

6. 아쉬운 선수들

아쉬움을 간직할 선수, 오승환
그답게 포효하지 못해 아쉬운 선수, 전희철
더 오래, 더 자주 못 봐 아쉬운 선수, 김승현
분노, 안타까움, 그리고 아쉬움을 남긴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7. 압도적인 선수들

미래까지 압도할 것 같은 선수, 리오넬 메시
압도적 수치 1.2, 선동렬
그라운드를 압도한 리듬감, 지네딘 지단
참 성실하게 압도했던 선수, 유명우
매끈하게 압도했던 선수, 마이클 조던

8. 짠한 선수들

공항에서의 눈물이 짠했던 선수, 김현수
해맑아 보여도 무언가 짠한 선수, 박태환
정점을 이미 찍어 짠한 선수, 배영수
짠하지 않았으면 하는 선수, 최홍만
사랑이 아빠라 짠한 선수, 추성훈
앞으로도 짠했으면 하는 선수, 추신수
그날 흘렸던 눈물이 짠한 선수, 아사다 마오

9. 피 끓는 선수들

보는 이를 피 끓게 했던 선수, 허재
경기장 전체를 들끓게 했던 선수, 이종범
계속 끓을 수 없어 아픈 선수, 김동현
피 끓는 테니스 공을 보내는 선수, 라파엘 나달
뜨거운 피 한 방울 남긴 선수, 서재응
피 끓는 리바운드, 데니스 로드맨
피 끓는 드리블, 김병지

10. 한결같은 선수들

한결같이 비범한 선수, 김주성
무섭도록 한결같은 감독, 류중일
진짜 열매를 맺은 선수, 양동근
한결같은 투박함 속에 진화한 선수, 주희정
한결같이 신뢰받는 선수, 최경주
한결같이 투명했던 선수, 이만수